지독한 염세주의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1788~1860)
삶은 맹목적인 의지일 뿐이고 세계는 근원적으로 악하며 인생살이는 결국 고통일 뿐이다.



늘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 니체 그리고 헤겔은 그의 철학 인생에 있어 가장 영향력 있는 두 사람이 아닐까 한다. (니체는 쇼펜하우어의 계승자이고 헤겔은 적대자로 많이 알려진) 두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많이 회자되고 있고, 후대 예술가들에 많은 영향을 준 쇼펜하우어지만 사실 살아있는 동안 그의 철학사상에 대해서는 아무런 공격을 받거나 비난받지 않았다. 그것보다 더 혹독하고 무참한 무관심 속에 있었다.
쇼펜하우어의 대표작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는 감히 엄두가 나지 않아 알고는 있지만 읽히지 않은 책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한다. 쇼펜하우어의 <문장론>은 가볍게 읽기 좋으면서도 철학적인 사고가 있어 좋으니 먼저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
그에 앞서 쇼펜하우어에 대한 보이지않는 철학자의 벽을 허물고 쉽게 접근하기 위해 전해오는 에피소드들로 그의 인간적인 매력에 먼저 접근해 볼까 한다.
쇼펜하우어와 괴테
- 쇼펜하우어의 이론은 후대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놀랍게도 도스도 옙스키부터 사무엘베케트, 푸르스트, 톨스토이 등 대문호들에게 특히나 영향을 주었다.)
- 대가는 대가를 알아보는 법이랄까. 살아생전에도 쇼펜하우어는 괴테와 교류가 있었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발표한 후 쇼펜하우어를 찾아온 건 다름 아닌 괴테였다. 정확하게는 쇼펜하우어의 모친이 운영하던 살롱을 괴테가 들락거리고 있었고, 그 모임에서 괴테는 쇼펜하우어를 알아보고 악수를 청했다. 괴테는 쇼펜하우어의 직관을 우선시하는 그의 이론을 마음에 들어 했고, 그의 박사논문을 칭찬했다. 특이하고 비범한 청년 쇼펜하우어를 알아본 괴테는 (1813년) 한동안 쇼펜하우어를 초대해 토론을 즐겼다. 괴테가 그를 알아보는 것을 통해 교류가 있었던 것이다.
쇼펜하우어와 헤겔
- 사실 쇼펜하우어로 말하자면 이 책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그가 키우는 개 이야기가 유명하다. 책에서는 그저 애정하고 사랑을 주었던 유일한 존재로 표현되었지만, 사실 그가 키우던 개를 헤겔이라 부르며 험한 말을 했다는 말이 있을 만큼 그는 헤겔의 그림자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고, 그럼에도 쇼펜하우어는 헤겔보다 자신이 우월하고 자신의 철학 사상이 월등하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자신감으로 헤겔과 같은 베를린 대학에서 강의를 개설하고 무참하게 패배한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사상과 니체
-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통해 완성된 철학사상은 고작 스물여섯살에 쓰기 시작해 4년에 걸쳐 완성했으니 그가 천재인 것은 당연한 것이거니와 그 속에 담긴 내용 또한 다들 외부의 문제들에 대한 것이었다면 내 안의 문제들 다시 말해 이 세계는 나의 표상에 불과하다는 이론은 굉장히 도 센세이션 했다. 다만 그의 나이 63살이 되고 발표한 소품집을 통해 그때서야 쇼펜하우어는 알려지기 시작했고,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후대 예술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며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이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사상에 대해 더 이야기하자면, 칸트 계승자로 그리고 그의 사상을 니체가 이어나가는 듯했으나 방향이 달라졌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라는 제목만으로도 단단하고 견고하게 쌓인 쇼펜하우어에 대한 진입장벽이 좀 무너졌기를 바라며, 쇼펜하우어는 사실 그의 철학사상만으로도 후대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을 보아 알 수 있듯, 그의 사상이 담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는 읽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 대한 논문만 줄줄이 읽으며 주위파악 하면서 먼길돌아 접근 중이다. ) 그의 철학사상에 대한 것을 배제하고 인간 쇼펜하우어에 대한 접근을 먼저 한다면, 왜 저런 사상을 저렇게도 이른 나이에 쓰게 됐는지도 이해하게 되니 조금 더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다. 그의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이 꽤나 재미있기에 다음에 한번 다시 정리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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